가입 플로우 개선하기

소주도는 사용자가 직접 술집 정보를 제보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입니다. 서비스 초기부터 마케팅을 통해 유입이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첫 관문인 회원가입에서 이탈해 실사용자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는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제보 기반 서비스에서 치명적인 문제였으며, 마케팅 비용 대비 전환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외주 개발 환경과 제한된 리소스 안에서 기존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야 했고, 복잡한 가입 프로세스를 단순화해 실질적인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가입 이후 ‘제보하기’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설계하여, 진입 장벽을 낮추고 서비스의 핵심 가치와 연결되는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문제 발견

앱 설치 사용자 중 92.4%는 회원가입을 완료하지 않고 이탈했다

2024년 6월 Airbridge 데이터 퍼널 분석 결과, 앱을 설치한 사용자 중 단 7.6%만이 회원가입을 완료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마케팅을 통해 유입된 100명 중 92명이 서비스를 경험조차 하지 못하고 이탈한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회원가입 화면은 전화번호 인증, 이메일, 비밀번호, 닉네임, 약관 동의까지 5개의 입력 필드를 한 화면에 모두 노출하는 구조였습니다. 사용자 인터뷰에서 "입력할 게 너무 많아 보인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 해결: 방향성

복잡함을 덜어내고 핵심에 집중한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입력 필드의 개수가 아니라, 사용자가 현재 위치와 남은 과정을 인지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번에 모든 정보를 요구받으면 심리적 부담이 증가하고, 어느 하나라도 막히면 전체 프로세스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전체 구조를 단계별로 분리하고, 각 단계에서 하나의 명확한 행동만 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문제 해결: 인사이트

사용자는 끝이 보이는 과정을 선호한다

인지 부하 이론에 따르면, 한 번에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을수록 포기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사용자는 전체 과정 중 자신의 위치를 알 때 더 높은 완료율을 보입니다. 소주도의 경우, 필수 정보와 선택 정보가 구분되지 않아 모든 필드가 동일한 중요도로 인식되었고, 이는 불필요한 고민 시간을 증가시켰습니다.

문제 해결: 전략

5개 필드를 3단계로 재구성하고 불필요한 요소는 자동화한다

기존의 5개 입력 필드를 3단계로 재구성했습니다. 전화번호 인증 → 비밀번호 설정 → 약관 동의 순으로 진행되며, 각 단계는 독립된 화면으로 분리했습니다. 이메일은 필수 항목에서 제외하고, 닉네임은 시스템이 자동으로 생성하도록 변경했습니다. 또한 각 화면에 진행 상태를 표시하여 사용자가 전체 과정 중 현재 위치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화번호 인증

첫 화면에서는 전화번호 입력만 요구합니다. 다른 요소는 모두 제거하여 시각적 복잡도를 최소화했습니다. 입력 필드는 자동으로 포커스되고, 11자리 입력 완료 시 ‘계속하기’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비밀번호 설정

두 번째 단계에서는 비밀번호 설정만 진행하며, 닉네임은 자동 생성되어 별도의 입력 없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불필요한 고민 없이 흐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약관 동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모두 동의' 옵션을 최상단에 배치하여 빠른 진행을 지원하면서, 개별 내용 확인이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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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화면 수보다 중요한 것은 흐름의 명확성과 몰입도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2024년 6월부터 시작되어, 디자인 개편안은 8월 20일 실제 적용되었습니다. 적용 직전 한 달(8월)의 평균 전환율은 16.5%였으며, 적용 이후 9월~11월까지의 평균 전환율은 54.7%로 약 3.3배 향상되었습니다. 전체 기간(6~11월) 누적 기준으로는 앱 설치 43,354건 중 회원가입 10,007건이 완료되었으며, 이는 기존 대비 약 7.6배 많은 활성 사용자를 확보한 셈입니다.

특히, 한 화면에 모든 정보를 요구하던 기존 구조를 3단계로 분리했음에도 전환율이 오히려 상승한 점은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화면 수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의 명확성’과 ‘몰입의 연속성’이라는 점을 실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